농구 코트에서의 격렬한 몸싸움이 이번엔 법정으로 옮겨 붙었습니다.
2026년 6월 24일, 부산 KCC 이지스 구단이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부단장과 사무국장 등 관계자 2명을 서울 서초경찰서에 형사 고발하면서 KBL 프로농구 역사상 전례 없는 법적 정면충돌이 공식화됐습니다.
라건아 선수의 종합소득세 대납 문제를 둘러싼 구단 간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결과입니다. 도대체 세금 문제 하나가 어쩌다 형사 고발로까지 이어진 걸까요? 처음 이 뉴스를 접하신 분들을 위해, 사건의 핵심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 발단: 2024년 5월 KBL 이사회가 라건아의 2024년도 종합소득세를 "최종 영입 구단"이 부담하도록 의결 → 가스공사가 라건아를 영입하며 대납 의무 부여
- 갈등: 가스공사가 의결 불이행으로 KBL로부터 제재금 3,000만 원 +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박탈 중징계를 받자, "KCC가 이사회를 조종해 세금을 떠넘겼다"는 음모론 유포
- 파국: KCC가 허위 사실 유포 및 사과 묵살(2차 가해)을 이유로 2026년 6월 24일 형사 고발 강행 → 3각 법적 분쟁 구도 완성
KCC가 가스공사를 형사 고발한 이유, 정확히 무엇인가
KCC 구단이 선택한 법적 카드는 형법 제309조 제2항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입니다. 단순한 민사 손해배상이 아닌 형사 처벌을 정면으로 요구한 셈입니다. 이 조항은 신문·잡지·인터넷 기사 등 출판물을 통해 허위 사실을 적시하며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을 때 적용됩니다.
가스공사가 KBL 징계에 불복하는 과정에서 언론 인터뷰와 외부 채널을 통해 유포한 주장의 핵심은 이것이었습니다. "KCC가 KBL 이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원래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라건아의 종합소득세를 가스공사에 고의로 전가했다"는 것입니다. KCC는 이 주장이 사실 무근이라며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가스공사 측은 2026년 6월 11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문구가 담긴 공문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KCC 입장에서 이 공문은 사과가 아니었습니다. 어느 구단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특정도 없고, 허위 주장을 철회한다는 내용도 없는, 사실상 '읽씹'에 가까운 회신이었습니다. KCC가 이를 '사과 묵살이자 2차 가해'로 규정하고 형사 고발을 강행한 이유입니다.


실시간 농구 커뮤니티 여론은 어디를 향하고 있나
에펨코리아 국내농구게시판과 디시인사이드 농구 갤러리 등 주요 스포츠 커뮤니티의 실시간 여론은 가스공사 프런트를 거세게 비판하는 쪽으로 쏠려 있습니다.
지배적인 반응은 "이사회 룰을 뻔히 알고 라건아를 영입해 놓고 징계 먹으니 KCC 탓을 하느냐", "세금 정산하기 싫어서 억지 음모론 펼치다가 신인 지명권도 날리고 형사 고소까지 당하는 역대급 막장 행정"이라는 것입니다.
소수 의견으로는 "라건아가 실제로 KCC에서 뛰었던 기간의 소득세를 가스공사가 독박 쓰는 구조 자체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KBL의 세금 대납 조항 자체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누가 세금을 낼 것인가" — 라건아 종합소득세 분쟁의 전말
이 사건의 본질은 한 마디로 프로농구 계약 관행인 '세후(Net) 계약'의 과세 책임 귀속 문제입니다.
선수가 내야 할 세금을 구단이 대신 부담해주는 관행이 있고, 라건아의 신분 변화 과도기에 거액의 종합소득세 정산 주체가 불분명해지면서 이 갈등이 터진 것입니다.
KBL 외인 선수 세금 대납 관행이란
KBL 프로농구에서 외국인 선수들은 통상 'Net(세후) 계약'을 체결합니다. 선수가 계약서에 서명한 금액을 세금 한 푼도 공제 없이 그대로 손에 쥐는 구조입니다.
대신 거기서 발생하는 대한민국 내 소득세와 종합소득세는 구단이 전액 책임지고 세무관청에 대납합니다. 라건아가 KCC에서 뛰던 시절에도 이 원칙이 그대로 적용됐습니다.
왜 KCC 시절 세금을 가스공사가 내야 하는가 — KBL 이사회 의결의 핵심
많은 분들이 가장 의아해하시는 부분입니다. KCC에서 뛰었는데 왜 가스공사가 세금을 내야 하는 건지. 그 답은 2024년 5월 KBL 이사회의 공식 의결에 있습니다.
당시 이사회에는 가스공사를 포함한 KBL 10개 구단 대표 전원이 참석해 합의 의결했습니다.
가스공사는 이 규정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2025-2026시즌을 앞두고 라건아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KBL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해당 규정을 모두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라건아를 영입해 이득을 취했으므로, 2024년도 종합소득세 정산 책무는 최종 영입 구단인 가스공사에 있다."
귀화 선수 신분에서 일반 외국인 선수로 전환, 무엇이 달라졌나
라건아는 단순한 외국인이 아닌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특별귀화선수였기 때문에 KCC·KBA·KBL이 얽힌 복잡한 4자 특별 계약 형태로 묶여 있었습니다. 이 특별 계약이 2024년 5월에 최종 만료되면서 KBL 내 등록 신분이 '특별귀화선수'에서 '일반 외국인 선수'로 전환됐습니다.
문제는 신분 전환 시점과 맞물린 2024년도 전체 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 정산 주체가 모호해지는 법적 공백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KBL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최종 영입 구단이 부담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고, 그 부담이 가스공사에 떨어진 겁니다.
KBL 이사회 의결과 라건아의 복잡한 3각 소송 구조
이 사태는 이미 단순한 구단 간 감정싸움을 넘어섰습니다.
민사 소송과 형사 고발, 그리고 행정 징계가 동시에 맞물린 전대미문의 3각 법적 분쟁 구도입니다. 각 주체의 관계와 소송 방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KBL 한국농구연맹]
↙ 징계 처분 ↘ 의결·가이드라인
↙ (드래프트 박탈) ↘
[대구 한국가스공사] ←──────────── [부산 KCC 이지스]
↑ 6/24 형사 고발 → ↑
│ │
등록 보류·징계 부당이득 반환 소송
│ (약 4억 원 청구)
└──────────── [라건아] ─────────┘
(본인 자비 선납 후 KCC에 소송 제기)
라건아가 KCC를 상대로 4억 원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건 전말
라건아 선수는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 KCC 소속으로 뛰며 발생한 종합소득세 약 4억 원에 대한 국세청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세금을 체납하면 비자 발급 제한이나 선수 자격 정지 같은 불이익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라건아는 올해 상반기 본인의 자비로 세금을 먼저 전액 납부했습니다.
그 후 KCC 시절 체결했던 '구단 세금 전액 대납(세후 계약)' 약정서를 근거로, 서울중앙지법에 전 소속팀 KCC를 상대로 "내가 대신 낸 세금 4억 원을 돌려달라"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라건아 입장에서는 이사회 규정보다 자신과 KCC가 맺었던 사적 계약서가 우선하므로, 1차 계약 당사자인 KCC에 청구한 것입니다.
KCC는 이에 대해 "라건아 선수가 소송을 걸어온 것은 계약서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나, 이 세금의 최종 담보 책임은 KBL 이사회 의결에 따라 가스공사에 있으므로 가스공사가 청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사실상 KCC는 라건아와 가스공사 사이에 끼어 있는 구조입니다.


라건아 선수 스펙 & 신분 팩트 체크
| 현재 소속팀 |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No.20, 포지션: 센터) |
| 생년월일 / 나이 | 1989년 2월 20일생 / 2026년 기준 만 37세 |
| 국적 및 법적 신분 | 대한민국·미국 복수국적자 (2018년 1월 22일 특별귀화, 본관: 용인 라씨) |
| KBL 통산 리바운드 | 역대 1위 — 총 6,567개 이상 (서장훈의 5,235개 훌쩍 경신) |
| KBL 통산 득점 | 역대 2위 — 통산 1만 득점 돌파 (1위 서장훈 13,231점, 현역 유일) |
드래프트 1라운드 박탈 확정, 과연 KBL의 최종 판결은
사태 경과 타임라인
가스공사 드래프트 박탈, 구단에 미치는 타격은 얼마나 클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은 프랜차이즈급 로컬 선수를 비교적 저렴한 계약금으로 확보할 수 있는 팀의 가장 강력한 미래 자산입니다. 1라운드 지명권 박탈은 단순히 올해 한 명의 신인을 못 뽑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라건아의 2026-2027 시즌 정상 출전 가능성은
현재 라건아 선수의 차기 시즌 출전 여부는 매우 불투명합니다.
KBL이 가스공사의 라건아 선수 등록을 보류 처분했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가스공사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다면, 세금 문제 해결 전까지 라건아는 KBL 코트를 밟을 수 없습니다. 인용된다면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임시로 뛸 수 있지만, 법적 공방에 따른 심리적 부담과 훈련 집중도 저하는 피하기 어렵습니다.
쟁점별 법적 판단 기준 요약
| 쟁점 | 적용 원칙 | 유력한 판단 방향 |
|---|---|---|
| 라건아 ↔ KCC 정산 계약서 | 사적 자치의 원칙 | 라건아 승소 가능성 높음 (KCC가 우선 지급 의무) |
| KBL 이사회 결의 | 단체 내부 규약 준수 의무 | 가입 주체로서 가스공사에 이행 의무 존재 |
| KCC의 형사 고발 (명예훼손) | 고의성·비방 목적 입증 | 언론 유포 고의성 입증 시 처벌 가능 |
이사회 만장일치(혹은 다수결) 공식 의결 기록이라는 행정적 방패 보유. 가스공사가 해당 조항을 인지한 채 계약했으므로 구단 간 최종 구상권 청구에서 KCC 판정승 확률이 법적으로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KCC에서 뛴 기간의 세금은 KCC가 내야 한다"는 사적 계약 원칙을 밀어붙이지만, KBL 연맹의 자발적 회원사로서 내부 의결을 위반했기 때문에 재판부를 설득할 명분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 스포츠 전문 변호사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이 사건은 라건아라는 KBL 역대 최고 빅맨의 이름이 걸린 문제인 동시에, 한국 프로농구 리그가 외국인·귀화 선수 계약 관행을 어떻게 제도화하고 책임을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기도 합니다.
KBL 재정위원회의 징계가 법원에서 유지될지, 라건아가 코트에 복귀할 수 있을지, 가스공사 프런트가 형사 처벌을 받을지 — 세 갈래의 결정이 모두 2026년 7~8월 사이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